설리 최자 다큐 이모현 pd 비난 해명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설리(최진리)의 안타까운 비보를 접한 뒤 모든이들이 믿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날 저녁부터 밤늦게까지, 하던 일을 작파하고는 지인과 함께 설리가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설리를 그런 선택으로 몰고 간 이들이 누구였는지, 또 설리가 남긴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많은사람들이 생각에 빠지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2020년 9월 10일, MBC가 그 기억을 재소환했습니다. <다큐플렉스>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을 통해서 말입니다. 1년여가 흘렀음에도 여전히 상처가 가시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은 만큼, 방송 전부터 '설리 다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방송국 관계자들 역시 설리의 죽음과 무관하다 할 수 없기에, 또 방송 다큐가 지닌 무게감이 상당하기에 과연 제작진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었지요. "설리가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았다. 사망 기사 보고 다들 그랬겠지만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나서서 욕하지 않았어도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것 사실만으로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

악플 때문에 세상을 떠났다 하긴 했지만 어떤 사람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할 때 그 이유만으로 그랬을까. 설리를 알아보고 싶다, 몰랐던 부분이 있다면 재조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일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편을 연출한 MBC 이모현 PD가 밝힌 '연출의 이유' 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취지와 달리 방송 자체에 '불편함'을 호소하다 못해 '2차 가해'가 아니냐는 평가까지 난무하는 중입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고인을 다루는 다큐에 섬세함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요. 

 

 

"사람한테도 상처받다 보니까, 그때 완전히 무너져 내렸던 거 같아요. 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힘을 내고 그랬었는데. 이제 가까웠던 사람들조차도 떠났던 경우도 있고, 그 사람들도 나약한 사람들이었으니까. 그 사람들 또한 자기들을 지키기 급급했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도와달라고 손을 뻗기도 했었는데 그 때 사람들이 잡아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때 무너져 내렸어요. 말할 곳이 없으니까."

지난해 설리가 야심차게 시작한 리얼 웹예능 <진리상점>에서 본인이 털어놓은 속내 였습니다.  '왜'에 방점을 찍은 다큐 역시 설리의 일기와 생전 인터뷰, 소셜 미디어 속 글과 영상 등을 통해 설리의 심리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설리 본인 못지않게 많은 비중과 공을 들인 것이 바로 설리의 모친 김수정씨의 목소리였습니다.

설리가 스무 살 이후 경제적으로 독립을 선언하며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일종의 '단절'을 겪었다는 김씨의 입을 통해 다큐가 주목한 것은 성인이 된 설리의 변화였다고 합니다. 김씨는 설리가 스무 살이던 2013년에 불거져 2014년에 본인과 소속사가 인정한 열애설에 대해 "딸 열애설 나기 전까지는, 온 가족이 다 행복하고 좋았어요"라고 말합니다.

 


"(딸이) 모든 게 불안했을 거 같아요. 사랑하는 남자는 떠날 것 같지. 엄마는 옆에 없지. 모든 것들이 본인이 감당하기엔 어려웠겠다. 그리고 진심으로 누가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었겠다."

해당 다큐는 아역 시절 데뷔부터 그리 길지 않은 설리의 인생사를 총체적으로 짚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사적인 영역은 감정적으로 부풀려진 반면 공적인 영역은 설리가 받은 상처의 여러 부분 중 하나로 축소됐다는 사실입니다.

다큐의 내용은 거의 모친의 입을 통해 강조된 설리의 공개 연애 과정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수년 전 마무리된 남자친구와의 연애가 마치 설리가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된 계기라는 듯한 뉘앙스의 이 인터뷰 직후, 제작진은 2009년 발표된 최자의 뮤직비디오 영상과 해당 곡의 가사, 그리고 최자 본인의 과거 연애 관련 인터뷰를 삽입하기도 했었죠.


"나한테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더라고. 나한테 오해하지 마라. 나 나쁜 사람 아니야." (설리의 인스타그램 영상 중)
"기자님들, 저 좀 예뻐해 주세요. 시청자님들, 저 좀 예뻐해 주세요." (웹예능 <진리상점> 인터뷰 중)

한편 설리(최진리)는 2019년 10월 14일 오후 3시 21분경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397-1에 위치한 자택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매니저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설리가 전날 6시 30분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소방대원이 출동하여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오후 5시경에 첫 속보가 보도되고, 오후 6시에 사망 브리핑이 진행되었습니다. 향년 25세.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설리가 살던 자택으로 향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평소 작성하던 다이어리에서 최근의 심경을 적은 메모가 발견되었습니다.

 

자살 원인은 악플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생전에 설리가 온갖 악플에 시달린 것을 근거로 한 일부 네티즌들의 추측일 뿐,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설리가 사망 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악성 댓글에 대응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이에 SM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때 정상급 인기를 누렸던 f(x) 전 멤버이자 배우 설리의 비보에 소식에 네티즌들은 충격에 빠졌었습니다. 실시간 검색어는 설리의 이름으로 도배되었고, 평소 연예 뉴스를 잘 내보내지 않는 보도 뉴스에서도 이 소식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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